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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죽음에 대한 기억
환기코리아
2016. 11. 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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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초에 친구가 죽었다.
신입생 환영회에서 강제로 술을 받아먹고, 사고가 나서 죽었다. TV에 나왔을 정도로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사건이었다.
당시 나는, 전날 과음으로 술에 쩔어있는 상태로 장례식장을 갔다. 그리고, 친구의 화장이 끝나고 그 집에 동행했을 때, 아버지가 문을 들어서기 무섭게 쓰러져 통곡을 하셨다. 아비로서의 슬픔을 죽을 힘을 다해 참으셨나 보다.
당시엔 자식을 허망하게 잃은 그 슬픔이, 죽을 힘을 다해 참았던 아비의 마음을 고스란히 느낄 수는 없었다. 아니, 지금도 모를 것이다.
신입생 환영회에서 강제로 술을 받아먹고, 사고가 나서 죽었다. TV에 나왔을 정도로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사건이었다.
당시 나는, 전날 과음으로 술에 쩔어있는 상태로 장례식장을 갔다. 그리고, 친구의 화장이 끝나고 그 집에 동행했을 때, 아버지가 문을 들어서기 무섭게 쓰러져 통곡을 하셨다. 아비로서의 슬픔을 죽을 힘을 다해 참으셨나 보다.
당시엔 자식을 허망하게 잃은 그 슬픔이, 죽을 힘을 다해 참았던 아비의 마음을 고스란히 느낄 수는 없었다. 아니, 지금도 모를 것이다.
시간이 지나, 오늘 문득 그때 생각이 났을 때...
그 아버지의 육체가 무너져 내릴 그 슬픔의 무게가 조금은 느껴졌다고 할까? 20년이 지난 후에서야 어렴풋이? 그것도 문득?
사람에겐 감당할 수 있는 감정의 크기가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시간에 따라, 없던 감정의 그릇이 생기는 느낌이다.
사람에겐 감당할 수 있는 감정의 크기가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시간에 따라, 없던 감정의 그릇이 생기는 느낌이다.
내 의식의 흐름은 어째서 20년전에 그 기억을 꺼내고, 그때와는 사뭇 다른 감정을 불러 냈을까. 그때도 나였고, 지금도 나이고, 앞으로도 나 일 텐데...
내 의식은 어떻게 흘러가는 걸까. 지금 느끼는 그 죽음에 대한 시린 기억과 감정이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