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책에 빠진 것은 중학교 3학년때이다.
그날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충동적으로 책을 사러 동네 책방에 갔고 거기에서 그닥 유명하지 않았던 하이틴 소설을 구매했다.
뻔한 내용이었다. 긴 생머리의 신비롭지만 명석한 여주인공과 그런 여주 옆에 항상 존재하는 그녀보다 더 뛰어난 두뇌를 가진
음울한 남주인공. 그들의 아름다운 로맨스.
하여간 그 책이 시작이었다. 책을 읽고 상상의 나래를 펴는 재미에 빠진 나는 정말 '미친'듯이 책을 읽었다.
소설,에세이,시,고전,무협지,판타지,계발서 등등 장르 불문하고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 때부터 2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나는 책을 즐기다 못해 아끼고 사랑하는 '애서가'가 되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알 거다. 책이 접히거나, 책에 낙서를 하는 것을 못참는다. 물성으로써의 책도 아끼기 때문이다)
이책의 저자는 애서가이다. 애서가란 '책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남편과 뜻이 맞아 무심코 시골의 주택을 계약해 버렸고,
그 곳에서 그들의 오랜 꿈인 헌책방을 운영하면서 겪는 에피소드가 주된 이야기이다.
애서가인 나로서는 어릴적부터 항상 가지고 있던 꿈이 책방을 운영하는 것이었다. 살면서 그 꿈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지만......
주택의 1층은 책방으로, 2층은 거주공간으로 살면서 지역사회에 융화되기 위한 그들의 좌충우돌 정착기는 결국 그 지역에
자리를 잡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지역 문화회관과 같은 역활을 하게 되었고, 주민들과 교유관계를 맺으면서 소소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
저자는 도시의 직장을 '독사굴'로 표현을 한다. 그리고,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기를 바라며 이 모험에 뛰어든다.
참 부러운 용기와 행동력이 아닐 수 없다.
책을 읽는 내내, 그동안 잊고 있었던 내 꿈이 살아나는 것을 느꼈다.
무모한 용기와 포기하지 않는 집념으로 빅스톤의 작은 책방을 안착시킨 그들(저자와 그의 남편)에게 경의를 표하며,
좋은 정보 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저자는 책방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조용히 충고한다. 책방을 한다는 것은 당신이 상상하는 그런 훈훈한 일만 벌어지는 곳은 아니라고.
그래도, 지금 내가 하는 일 보다는 낫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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