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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책들

리스본행 야간열차-파스칼 메르시어

by 공기팩토리 2019.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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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을 서성거리다 이 책을 만나게 된건 우연이었고, 순전히 제목에 끌렸다.


'야간열차라니'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야간열차에 대한 로망이 가슴속에 자리잡고 있을 것이다. 야간에 혼자 떠나는 열차... 귓속에서는 여행을 음미하는 노래가 흘러 나오고, 밤을 흩날리는 도시의 불빛을 뒤로하고 어두컴컴한 객실에 덜커덕 거리며 혼자 떠나는 여행... 폼이라도 좋으니 무릎에는 책 한권 올려있으면 초현실 세계로 떠나는 감성... 마치 은하철도의 창밖을 바라보는 철수의 모습이 오버랩이 되곤 한다. 마지막 야간열차를 탄 것은 광주행이었을 것이다. 여행이란 항상 그렇듯 평생을 떠벌릴 수 있는 많은 추억거리를 만들지...

종종 야간열차를 타고 홀로 여행을 떠나던 생각이 나서 책을 집어들었다.


'단 한번의 기적같은 여행' , '잃어버린 나와 만나는 마지막 순간이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내가 광주행 야간열차를 탔을 때, 비슷한 기분이었다. 생전 처음 가보는 전라도 지역으로의 여행이었고, 카메라 한대 질끈 메고 홀로 떠난 여행이었다. 목적지 없이 서울역에서 무작정 잡아탄 열차였고, 나는 광주에서 내렸다. 밤에 떠나는 기차의 창밖을 바라보며 느꼈던 감정과 귓가에 흘러 나오던 이승기의 '여행가는 길'은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

그때 나는 왜 떠났을까.


'리스본행 야간열차'의 그레고리우스와 같지 않았을까? 어느날 문득 안주하고 있는 현실에서 벗어나고픈 충동에 휩싸여 무작정 떠난 여행. 그렇게 밖에는 설명할 수가 없다. 홀로 떠나는 여행에서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고, 상상을 하고, 고민을 했던가...결국 나를 만나러 가는 여행이었고, 그로 인해 나는 한층 성장할 수 있었을 것이다. 비록 당시에는 깨닫지 못했지만... (시간이 흘러 다시금 그레고리우스를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지고 눈물이 난다)


'리스본...'에서 주인공 그레고리우스는 어느날 충동적으로 떠날 결심을 하게 되고, 우연히 만난 책의 저자 프라두의 여생을 찾아 리스본으로 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 곳에서 프라두의 인생을 쫓으면서 만나게 되는 사람과 그들의 관계, 그리고 수많은 글들, 대화로 인해 그는 결국 프라두의 여생을 통해 자신을 만나는 지점까지 가게 된다.


일반 소설이지만, 작가의 이력만큼이나 철학적인 물음과 언어(글?)에 대한 고찰이 돋보인다. 표현력도 수려해서 리스본의 전경이 눈 앞에 펼쳐지는 듯 하다. 짙은 가을날, 어디론가 떠나는 사유의 여행에 들고갈 만한 책이다.



-책소개: 네이버책

잃어버린 나와 만나는 마지막 순간!

유럽 문학의 현대고전이 된 파스칼 메르시어의 소설 『리스본행 야간열차』. 빌 어거스트 감독과, 제레미 아이언스 주연의 영화 《리스본행 야간열차》의 원작으로 이제껏 지켜왔던 정돈된 삶을 내팽개치고 리스본으로 가는 열차를 탄 라틴어 교사 그레고리우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비 나리는 어느 날, 고전문학을 가르치던 그레고리우스는 다리에서 뛰어내리려는 여자를 구한다. 여자는 수수께끼 같은 숫자를 그의 이마에 적어주고는, 붉은 코트만 남긴 채 홀연히 사라진다.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흔적을 좇아 책방에 들렀다가 《언어의 연금술사》라는 포르투갈 책을 만나게 돤 그는 뭔가에 홀린 양, 미지의 인물을 찾아 리스본행 야간열차에 몸을 싣는데…….





리스본행 야간열차,...





리스본행 야간열차는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보통 원작을 영화로 제작할 경우 실망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리스본...은 영화도 만족스러웠다. 원작과 영화를 비교해보면서 감상하는 것도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