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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책들

돌이킬 수 없는 약속-야쿠마루 가쿠

by 공기팩토리 2019. 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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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치프레이즈가 눈에 띈다.



                                         과거의 약속.

               노파.

                           돌이킬 수 없는 약속.                                                                                    내 딸을 살해한 놈들.

                                                                              죽여주세요.



사실 캐치프레이즈만 봐도 대략 줄거리를 예상할 수 있다. 과거에 피치 못할 사정으로 어느 노파와 미래의 복수를 약속을 했으나, 현재 주인공은 그 약속을 지키기 곤란한 상황에서 맞닥뜨리는 상황이고, 여기서 펼쳐지는 주인공의 고초를 헤쳐나가는 과정... 여기서 궁금한 것은 과거의 피치 못할 사정은 무엇이었을까 와 노파는 인간일까 아니면 초현실적인 존재일까, 그리고 아무리 약속이라도 살인을 할 것 같지는 않은데, 과연 주인공은 약속을 지킬까? 정도이다.

현재가 있다면 과거는 당연히 존재한다. 그리고, 그 과거는 본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꽤나 유쾌하고 잔인하다. 인상 잔뜩 찌푸리고 거들먹거렸던 기억이었다만, 실상 시간이 지나 생각을 해보면 코미디도 그런 코미디가 없었을 정도로 민망한 경우가 대부분이고, 옳다고 생각하며 했던 여러 행위들로 인해 타인에게 많은 상처를 줬음을 깨달았을 때는 무척 슬픈 기분이 들기도 했다.


짬밥 순은 과학이다


한 끼의 밥에는 신비로운 힘이 있다는 생각을 간혹 한다. 밥만 먹고살았는데, 몰랐던 부분을 알게 해주기도 하고, 무지했던 부분을 깨닫게도 해준다.

잊고 싶은 과거와 새로운 삶. 하지만 과거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 과거라는 존재는 사람이 있고 그로 인해 파생하는 관계라는 것에서 존재하게 되는 것일까? 아니면 내가 과거에 존재했고, 살아있음으로 인해서 불가항력적으로 존재하게 된 것일까? 그러면, 과거의 나와 관계했던 사람들이 존재하지 않으면 과거는 없을까? 아니면 내가 다른 존재가 되면 과거는 지금부터 시작일까?

무카이는 다른 존재가 되면서 과거를 지웠지만, 과거의 사람과 그로 인한 관계에 의해 그의 과거는 사라지지 않고 살아서 그를 괴롭혔다. 과거의 무카이와 현재의 무카이는 사회적으로는 다른 사람이었지만 생물학적으로는 같은 사람이다. 그 두 부분이 만나는 시점에서 과거와 현재가 혼재하며 고초를 겪게 된다. 현실이지만 초현실의 영역일 수 있다.

스토리는 평이하다. 추리물로서 필요한 요소는 잘 갖추었고, 자연스럽게 풀어 나간다. 억지스러운 부분은 없다. 평이한 스톨에 비해 재미있고, 흥미롭게 즐길 수 있었다. 오랜 기간 베스트셀러 목록을 지키는 이유가 있다. 요즘은 반전에 반전이 난무하고, 긴장을 유발하며 치밀하게 짜인 추리물보다는 이런 자연스러운 스토리텔링이 이루어지는 추리물이 구미에 당긴다. 아마 작가의 내공이리라.





돌이킬 수 없는 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