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요즘 '이중섭 편지와 그림들'이라는 책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이중섭은 '소' 그림으로 유명한 작가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천재화가로 알려져 있지만, 그의 작품은 사후에 동료들의 노력에 의해 널리 알려지고, 인정을 받게 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역사적으로 유명한 화가들을 보면 생전에는 궁핍하게 살다가 사후에 유명세를 떨치는 작가들이 많다. 물론 피카소처럼 생전에 부와 명예를 모두 누리는 작가도 있지만 흔치 않다. 이중섭은 아쉽게도 전자에 속한, 지독한 가난과 싸워가며 작품을 남기고 간 작가이다.
이 책은 이중섭과 그의 아내인 마사코(남덕)의 편지와 그의 작품들로 된 내용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이중섭의 삶에 대해 대충이라도 검색을 하고 읽은 것이 좋을 것이다. 그의 삶을 모르고 읽는다면 이중섭을 이상하게 생각할 수도 있고, 내용에 공감이 안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비록 가난 때문에 떨어져 살지만, 이중섭은 편지내내 가족들과 함께 살고 싶어하며 가족을 그리워 한다. 사랑하는 아내에게 조금만 참으라고, 곧 일본으로 가겠다며 안심시키고 아이들을 그리워 하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짠하다. 얼마나 보고 싶을까... 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일본으로 가기 위해 준비하는 것들이 무산되어서 결국은 가족들을 보지 못하고, 정신분열증세를 보이며 건강을 헤쳐 죽게 된다. 아마도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가족을 볼 수 없는 현실에 지쳐 스스로 삶의 의지를 놓은 것이 아닌가 싶다. 그의 그림에는 아이들과 가족이 많이 등장한다. 떨어져 있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그림으로 풀어냈을 것이다. 그의 수려한 그림과 함께 읽는 그의 편지는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외롭고, 그립고, 고집과 의지가 느껴진다. 아마 그림만 봤더라면 쉽게 느껴지지 않을 감정이었을 것이다.
이중섭의 삶을 알고, 그의 현재(편지)를 읽으며, 결과(그림)를 본다. 한 작가의 작품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 아닐까 싶다. 어차피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작가의 삶을 먼저 알아야 하고, 시대적 상황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이 책은 좋은 구성을 가지고 있다. 이 책은 이중섭 작품의 매뉴얼로 봐도 될 것이다.
'└조은책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티브 잡스 이야기 - 짐 코리건 (0) | 2016.11.09 |
---|---|
고릴라를 쏘다 - 한상균 (0) | 2016.11.08 |
고구려5 - 김진명 (0) | 2016.11.06 |
부러진 용골 - 요네자와 호노부 (0) | 2016.11.05 |
겐샤이 - 케빈 홀 (0) | 2016.1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