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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책들

한번은 - 빔 벤더스

by 공기팩토리 2016. 1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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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사진은 '피사체 - 카메라 - 촬영자'로 이루어져 있다. 피사체를 카메라라는 기기를 통해 촬영가의 의도로 담아내는 것이 사진의 기본 작업이다. (현대 사진에서는 카메라를 이용한다는 것이 폭 넓은 개념으로 이용되기도 하지만, 사진에서의 기본적인 카메라의 역활은 피사체를 담아내는 도구이다) 나 또한 기본적인 사진의 구성에 대해 알고는 있었지만, 피사체와 카메라에만 신경을 집중했고, 가장 중요한 사진의 주체인 '촬영자'인 나를 망각했었다. 사진이라는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간과하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한번은'은 내가 간과하고 있었던 촬영자의 존재에 대해서 깨닫게 해준 책이다. 빔 벤더스가 촬영한 사진들을 보노라면, '나'는 그곳에 있었고 그 순간을, 단 한번밖에 없는 그 시간의 '순간'을 담았다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  즉, 촬영자의 존재를 깨닫게 해준다. 

 

"셔터를 누르는 그 순간에 내가 거기 있었다"라...

 

사진을 감상할 때 이부분을 깨닫고 감상하는 것과 모르고 감상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어 보인다.사진을 해석할 때,  촬영자의 존재 뮤무를 인지하느냐 안하느냐에 따라 사진에 대한 사고의 범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2차원 vs 3차원 세계의 차이와 같다고 할까... 이 책이 그 부분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 쓰여진 책은 아니다. 그저 작가의 포토에세이일 뿐이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보면서 어떤 한 사진을 보았고, 거기에서 얘기치 않게 '촬영자'의 존재에 대해 깨닫게 되었다.(책에서도 저자는 '촬영자'에 대해서 언급은 하고 있다. 방아쇠를 당김과 그 반동을 비유로 들었다) 다른 사람들이 나와 같은 생각이 들지는 않겠지만, 단순히 포토에세이로 보더라도 저자의 수려한 사진들과 코멘트들은 그와 함께 여행을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빔 벤더스는 우리나라에서 '베를린 천사의 시'로 유명한 감독이다. 그는 영화 감독이자 사진작가로 활동하는 작가인데... 외국에서 여러 직업을 겸업으로 하는 작가들을 보면 부러운 생각이 든다. 한 우물만 파라는 우리네 사고 방식으로써는 참 자유롭게 느껴진다. 영화로 거장에 반열에 올라선 작가이지만, 사진작가로서 그의 사진도 충분히 훌륭하다는 생각이다. 다 읽으면 책의 제목이 왜 '한번은'인지 느끼게 될 것이다. 알게 되는 것이 아니라 느끼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