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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책들

다큐멘터리 사진가-구와바라 시세이

by 공기팩토리 2016.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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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와바라 시세이는 일본을 대표하는 다큐멘터리 작가이다. 우리에게 저자는 격동의 한국 시대상을 꼼꼼하게 기록한 작가로 잘 알려져 있는데, 표지사진은 한국의 1965년도에 있었던 침묵의 데모 사진을 작가가 직접 찍은 사진이다. 당시 우리나라는 경제개발을 이유로 앞만보고 달려가고 있던 시기여서 스스로 기록을 남길만한 상황이 되지 못했는데, 되려 외국인인 작가가 따스하고 애정어린 시선으로 우리를 관찰하고 기록했다. 다른 내용을 떠나서 한국 취재기만으로도 이책을 읽을만한 충분한 이유가 된다. 이 책에는 그의 대표 작업인 한국과 베트남 취재기와 일본의 미나마타병을 취재한 내용이 주로 실려있다. 취재를 진행하면서 겪었던 어려움과 본인이 느꼈던 감정을 일본인 특유의 사실적인 감성으로 풀어냈으며 진정성 있는 자세를 유지한다. 

 

책을 읽어보며 다뮤 사진가로서 가져야할 마음가짐과 딜레마, 사명감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을 해보게 된다. 단지 다큐 사진만이 아니라 사진을 하는 모든 이에게 공통으로 적용되는 '진정성'에 대해서도 생각을 하게 만든다. 

 

전세계적인 다큐 사진가인 유진스미스와의 일화는 가장 기억에 남는다. 미나마타를 취재하러 온 유진 스미스와 지속적으로 취재를 하고 있던 시세이는 전혀 다른 시선을 가지고 현장을 기록하게 된다. 시세이는 스스로에게 유진스미스와 가상 대결을 벌였으며, 유진 스미스의 사진을 보고는 패배를 인정했다. 취재를 함에 있어서 시세이는 본인도 모르게 일본인 정서에 위배되지 않는 선에서 취재를 하고 있었는데, 유진 스미스는 외국인의 시선으로 본인의 주관적인 시선을 유지하며 취재를 하였기 때문이었다. 이에 당시 일본인으로서는 찍을 수 없었던 사진을 유진 스미스는 촬영을 할 수가 있었고, 이는 시세이에게 깊은 패배감을 안겨주었다. 이 사진은 유진 스미스의 그 유명한 '욕조속의 토모코'라는 사진이다.

 

유머스럽거나 가볍게 읽을 만한 내용은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풍기는 저자의 사진과 삶에 대한 진정성 있는 자세는 되려 지루하지 않고 깊은 울림을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