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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의 파수꾼-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그 제목마저도 가슴 시리고 사랑스럽다. '호밀밭의 파수꾼'은 홀든 콜필드가 자신의 꿈을 얘기하면서 언급한다. 호밀밭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이 넘어지지 않게 손을 잡아주는 파수꾼의 역할을 하고 싶다고. 호밀밭과 뛰어노는 아이들의 아름다운 풍경이 그려진다. 넘어지는 아이에게 따뜻하게 손을 내미는 파수꾼의 손은 흡사 예수님이 내미는 따뜻한 손 같다. 호밀밭의 파수꾼을 덮으면서 느끼는 감정은 복잡 미묘하다. 가슴이 시리고, 먹먹하며 눈시울이 붉어지고 콜필드가 보고 싶다. 만나면 꼭 안아주고 싶다. 홀든 콜필드... 책이 출간된 이래 무수히 많은 뮤지션들이 콜필드 앓이를 했다. 심지어 존 레넌을 암살한 암살범의 손에도 이 책이 들려있었다고 한다. 암살 동기가 거짓과 가식에 대한 콜필드의 절규 때문이라고 했다나...이.. 2019. 3. 7.
돌이킬 수 없는 약속-야쿠마루 가쿠 캐치프레이즈가 눈에 띈다. 과거의 약속. 노파. 돌이킬 수 없는 약속. 내 딸을 살해한 놈들. 죽여주세요. 사실 캐치프레이즈만 봐도 대략 줄거리를 예상할 수 있다. 과거에 피치 못할 사정으로 어느 노파와 미래의 복수를 약속을 했으나, 현재 주인공은 그 약속을 지키기 곤란한 상황에서 맞닥뜨리는 상황이고, 여기서 펼쳐지는 주인공의 고초를 헤쳐나가는 과정... 여기서 궁금한 것은 과거의 피치 못할 사정은 무엇이었을까 와 노파는 인간일까 아니면 초현실적인 존재일까, 그리고 아무리 약속이라도 살인을 할 것 같지는 않은데, 과연 주인공은 약속을 지킬까? 정도이다. 현재가 있다면 과거는 당연히 존재한다. 그리고, 그 과거는 본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꽤나 유쾌하고 잔인하다. 인상 잔뜩 찌푸리고 거들먹거렸던 기억이었다만,.. 2019. 2. 26.
리스본행 야간열차-파스칼 메르시어 서점을 서성거리다 이 책을 만나게 된건 우연이었고, 순전히 제목에 끌렸다. '야간열차라니'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야간열차에 대한 로망이 가슴속에 자리잡고 있을 것이다. 야간에 혼자 떠나는 열차... 귓속에서는 여행을 음미하는 노래가 흘러 나오고, 밤을 흩날리는 도시의 불빛을 뒤로하고 어두컴컴한 객실에 덜커덕 거리며 혼자 떠나는 여행... 폼이라도 좋으니 무릎에는 책 한권 올려있으면 초현실 세계로 떠나는 감성... 마치 은하철도의 창밖을 바라보는 철수의 모습이 오버랩이 되곤 한다. 마지막 야간열차를 탄 것은 광주행이었을 것이다. 여행이란 항상 그렇듯 평생을 떠벌릴 수 있는 많은 추억거리를 만들지...종종 야간열차를 타고 홀로 여행을 떠나던 생각이 나서 책을 집어들었다. '단 한번의 기적같은 여행' ,.. 2019. 2. 22.
정글만리1,2,3-조정래 베스트셀러 '정글만리' 소설을 몹시 좋아하지만, 이상하게 손이 안갔다. 그러다, 태백산맥 핸디북10권과 패키지가 묶이는 바람에 같이 구매해 버렸다. 읽어본 소감은... 'Good~~' 저자의 이름값도 있고, 베스트셀러인 이유도 있었다. 정글만리는 서문에서도 밝히고 있지만, 중국을 설명하기 위한 책이다. 재미있게 풀어내기 위해서 소설을 가미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실제로 소설의 스토리라인은 평범하다 못해 부족한 느낌이다. 하지만, 소설의 스토리에 맞춰 적절하게 소개되는 중국의 현실과 문화는 흥미롭게 다가온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나도 모르게 중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어느정도 이해가 되고, 누군가에게 술술 썰을 풀어낼 수가 있게 된다. 우리가 쉽사리 이해하지 못하는 중국이라는 나라와 그들의 문화..... 2018. 9. 25.
사막의꽃-조현예,박태희 사막의 꽃. 사진 에세이다. 글은 조현예가 사진은 박태희가 찍었다. (박태희는 필립퍼키스의 저자로 퍼키스의 저서를 번역했다.)직전 리뷰인 '사진과 책'에서 박태희 작가가 언급한 책이기도 했다. 저자와 박태희는 미국에서 만나 연을 맺고 같이 책을 내기로 약속을 했다. 그런데, 저자가 사고로 죽음을 맞게 되고, 박태희 작가가 그녀의 글을 모아 완성했다. 박태희 작가가 1인출판사를 세우고, 책을 내기 시작한 것이 이 책을 내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 만큼 내용을 떠나서 이 책은 두 저자에게 소중한 책이다. 그런 책이다 보니, 어떠한 평가를 내리기가 어렵다. 단지, 책을 통해 그녀들의 감수성을 옅볼 수 있고, 이런 배경을 알고 보면 그만큼 아픈 책이다. 2018. 9. 24.
사진과책-박태희 저자는 필립퍼키스의 제자로서 '사진강의노트', '필립퍼키스와의 대화'를 번역한 작가이다. 외국 저가의 예술서적이나 철학 서적을 보다보면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상당히 많다. 내용도 어렵거니와 매끄럽지 않은 해석에서 오는 문제가 아닐까 싶다. 대표적으로 롤랑 바르트의 '밝은방'은 내용도 내용이거니와 해석이 매끄럽지 않아서 읽는데 애를 먹었던 책이었다. 수잔손탁의 '사진에 관하여'는 읽다가 중간에 포기하기도 했다. (시간이 지난 뒤, 다시 읽을 생각이지만...) 책의 내용 보다도, 앞뒤 문맥을 파악하는데 에너지를 쏟다보니 내용에 집중할 수 없었다. 그런면에서 저자가 번역한 '사진강의 노트'나 '퍼키스와의 대화'는 마치 한국책을 읽듯이 술술 읽어나갈 수 있었다. 아마도 스승의 책을 번역한 면도 있고, 기본적으로.. 2018. 9. 21.
진중권의 철학매뉴얼 아이콘-진중권 철학은 흔히 어렵다고들 한다. 그리고 실제로 어렵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의 실생활에서 철학의 개념들은 쉼없이 등장한다. 아니, 기본 전제에 깔려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한 철학의 개념이 없는 상태에서 소통을 하다 보면, 서로 의견 조율이 힘들고 재미가 없을 수도 있다. 그만큼 철학은 알게 모르게 우리의 실생활에 깊게 자리하고 있는 개념이다. 와이프는 판타지 영화를 굉장히 싫어한다. 실제로 일어나지 않는 내용이라서 싫단다. '불신의 유예'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지인 중에 한명은 PS4에 환장한다. 그래픽이 진짜 같아서 진짜 같단다. '파타피지션'이다.진보 vs 보수 맨날 싸움만 한다. 서로 인정을 못하고, 합의점도 없다. '시차적 관점'에서 오는 문제다 내가 알고 있던 문제들, 의아해 했던 문제들.. 2018. 9. 20.
쓰가루백년식당-모리사와 아키오 쓰가루에서 3대째 전통 메밀 국수집을 하는 집안의 이야기이다. 사람들에게 행복한 맛을 전하기 위해 매일같이 최선을 다해 면을 뽑고, 육수를 우려서 손님들에게 내놓는다. 그것이 이 식당을 운영하는 주인장의 사명인 것이다. 요이치는 가업을 이어받고 싶지만, 아버지는 고단한 가업을 자기대에서 끊기 위해 아들을 도쿄로 보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도록 한다. 하지만, 요이치는 도쿄에서 자신의 갈길을 잃어버린채, 삐에로 일을 하며 웃음뒤에 고독, 상실, 불안을 감추며 무의미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어느날 사진작가를 꿈꾸던 나나미를 만나 사랑에 빠지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간다. 여기서 정체성이란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 그리고 그에 대한 도전이다. 이 책은 따뜻하고 서정적인 분위기로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 2018. 9. 14.
82년생 김지영-조남주 얼마전 아는 동생이 큰소리로 떠드는 소리를 들었다. 폐미 데려오라 그래, 난 폐미도 이길 수 있어. (자기들끼리 하는 장난의 말이었다) 맥락상 자신의 말빨이 세기에 무논리 폐미 상대하는 것도 자신이 있다는 의미였다. 그는 그저 평범한 사람이었고, 평소 인권이니 기본권이니 하는 가치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친구였다. 그냥 여친을 만나기 위해 노력하고, 게임 방송을 보며, 친구들과 술 한잔하며 여자 얘기 하는, 말 그대로 평범한 남자다. 그의 입에서 폐미 소리가 나왔으니 귀가 번쩍 뜨이긴 했지만, 전후 내용을 듣고는 마음만 심란해졌다. 폐미가 이슈이긴 이슈인가 보다. 내가 알고 있는 폐미니즘은 성별을 떠나 이 세계에서 존중받아야 할 가치다. 생물학적으로 나뉘어진 성은 사실 특별히 차별이 발생할 건덕지가 없다... 2018.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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